Unspoken
SINGLE 2023.11.24

"Unspoken"은 세린이 걸그룹 Cherrish 활동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언어로 시작한 이야기다. 말하지 않아도 존재했던 감정, 소리 없이 울리는 감각, 누군가의 틀 안이 아닌 '나'로서의 시작. 이 앨범은 그런 감정의 기원을 가장 조용하고도 선명한 방식으로 그려낸다. 팀 해체 이후, 세린은 음악과 감정, 비주얼과 무드를 모두 다시 설계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시간 동안 정리되지 않은 감정은 말로 꺼내지지 않았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다. "Unspoken"은 그 감정들이 비로소 형태를 갖기 시작하는 순간,속삭임과 침묵, 빛과 반짝임을 통해 세린만의 방식으로 전달되는 감정의 발화다. 그녀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대신 감정을 빛으로 감싸고, 여백으로 구성한다. "Unspoken"은 그런 방식으로, 가장 조용한 첫 문장을 말한다.
Unspoken (Title)
"I didn’t say it. You still heard it."
앨범의 타이틀곡이자 세린이라는 아티스트의 감정적 기원을 가장 상징적으로 담은 트랙.베이스는 낮고 묵직하게 깔리고, 그녀의 보컬은 마치 속삭이듯 억눌려 있다가 점점 감정의 끝으로 올라간다. 말은 하지 않지만, 그 말하지 않음이 가장 강렬하게 들리는 순간. 곡 전체를 관통하는 무드는 침묵 속의 울림이며, 이 울림은 결국 청자의 심장까지 도달한다. 빛나는 글리치 효과와 글로시한 신스 사운드가 어우러져, 시각적인 청각 경험을 만들어낸다.
Gloss Fever
"When silence burns, I shimmer instead."
억눌린 감정이 열기로 바뀌는 순간을 포착한 트랙. 서정적인 피아노 리프로 시작하지만, 점차 글로시하고 팝적인 질감으로 확장된다. 세린의 보컬은 절제되지만, 이 곡에서는 조금 더 능동적이고 유혹적으로 변주된다. 사운드는 금속처럼 반짝이고, 감정은 열처럼 퍼진다. 곡 후반부에 삽입된 드롭 파트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신스 구조가 등장하며 일종의 감정적 파열을 만들어낸다.
Telepathy is Real
"No signal. Still, I feel you."
앨범의 마지막 트랙이자, 가장 몽환적이고 시네마틱한 감정의 결. 이 곡은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된 상태에서도 감정은 전해진다는 상상을 바탕으로 한다. 보컬은 리버브와 잔향 속에 흐릿하게 번지며, 공간의 끝에서 울려 퍼지는 듯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사운드는 마치 수중에서 울리는 듯한 왜곡감을 가지며, 세린의 목소리는 현실과 환상 사이를 오간다. 곡이 끝난 뒤 남는 긴 잔향은, 아무 말 없이도 전해지는 마지막 감정의 잔상처럼 작용한다.
TRACK 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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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Unspoken TITLE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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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Gloss Fever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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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Telepathy is Real02'09"